
경북경찰청, 핵심 외면한 부실수사 논란 "투석중 바늘 빠지고 환자 사망했는데 " '혐의없음'
투석환자 놔두고 의료진 회진 중.. 투석바늘 이탈 대량출혈 천자부의 이불에 가려져 발견 늦어..
관찰 공백은 미규명 CCTV 핵심영상 없음 ·투석기 로그도 확보 못 해…유족, 불송치 결정 정식 이의신청
지난 2025년 11월 24일 오전 11시 20분경 경주시 황성동에 위치한 OOO내과에서 혈액투석을 받던 환자가 투석 바늘 이탈로 인한 대량출혈이 발생해 119구급대에 의해 동국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병원 이송 당일 급성 뇌경색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합병증 등으로 중환자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 17일 만인 12월 11일 오후 4시경 끝내 사망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투석 도중 바늘이 빠져 출혈이 발생했을 당시 간호사들이 회진 중이어서 투석실에 의료진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바늘이 이탈한 천자 부위가 이불에 가려져 있어 출혈 사실을 뒤늦게 발견되었다.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2026년 8월 26일 의료진의 업무상 과실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유족은 경찰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투석 중 의료진의 관찰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바늘이 이탈했고, 출혈 부위마저 이불에 가려져 발견이 늦어진 점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족은 “투석 중 의료진의 관찰이 이뤄지지 않는 사이 출혈 사고가 발생했고 환자가 결국 사망했는데, 경찰의 불송치 결정만으로 모든 의혹이 그대로 묻힌 채 끝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유족은 의료진의 관찰 공백 시간과 바늘 이탈 시각, 출혈 지속 시간, 실제 출혈량 등 형사책임 판단에 필요한 핵심 사실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며 경찰의 불송치 결정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의료진 회진 간 사이, 누가 환자를 관찰했나”
유족이 확보한 병원 관계자와의 녹취에 따르면, 사고 당시 담당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회진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으며 바늘이 이탈한 순간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유가족은 해당 녹음파일을 정식 녹취록으로 작성해 수사기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유족은 “그렇다면 담당 간호사가 회진을 위해 자리를 비운 시간 동안 누가 투석 중인 환자를 관찰하고 있었는지부터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바늘이 정확히 언제 이탈했는지조차 목격한 사람이 없다면 출혈이 언제 시작됐고 얼마 동안 지속됐는지, 실제 출혈량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어떻게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간호사가 잠시 자리를 비웠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혈액이 체외로 순환하는 혈액투석 과정에서 의료진의 관찰 공백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존재했다면 그 시간이 얼마나 됐는지, 그 공백과 출혈 발견 지연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사건 수사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경찰은 담당 간호사가 피해자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시각과 자리를 떠난 시각, 대체 관찰자 존재 여부, 바늘 이탈 및 출혈 발견시각, 응급조치와 119 신고시각을 분 단위로 밝혔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관찰 공백이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유가족의 주장이다.
경찰이 인정한 관찰의무, 실제 이행 여부는 왜 못 밝혔나
경찰 불송치 결정서도 혈액투석 의료진에게 환자와 투석기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바늘 삽입 상태와 천자부위를 확인하며, 출혈을 조기에 발견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경찰이 이야기하는 의무가 이 사건에서 바로 그 위험인 바늘 이탈과 출혈이 실제로 발생했다.
“핵심은 누가 바늘을 뺐느냐가 아니다…대량출혈 당시 투석실에는 의료진이 없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누가 바늘을 뺐느냐’가 아니다.
설령 환자가 스스로 바늘을 건드렸다고 가정하더라도, 의료진이 투석실에서 환자를 정상적으로 관찰하고 있었다면 바늘 이탈과 출혈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는지,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사고 당시 담당 간호사는 투석실을 비우고 의사와 함께 회진을 돌고 있었으며, 당시 투석실에는 환자를 관찰하는 의료진이 아무도 없었다.
이 때문에 담당 간호사 역시 바늘이 언제 이탈했는지, 출혈이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를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
더욱이 바늘이 이탈한 천자 부위는 이불에 가려져 있었다. 결국 출혈이 즉시 발견되지 못했고 환자가 출혈로 의식을 잃은뒤 발견됐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밝혀야 할 핵심은 명확하다.
담당 간호사가 정확히 언제 투석실을 떠났는지, 회진을 얼마나 오랫동안 돌았는지, 투석실을 비운 시간이 몇 분이었는지 시간대별로 명확하게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바늘이 언제 이탈했는지, 출혈이 언제 시작됐고 얼마 동안 지속됐는지, 실제 출혈량은 어느 정도였는지, 환자가 의식을 잃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역시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환자의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고 있던 그 시간, 투석실에는 의료진은 아무도 없었다.
바늘을 누가 건드렸는지만 따져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밝힐 수 없다.
왜 출혈을 즉시 발견하지 못했는지, 의료진의 관찰 공백이 출혈 발견을 지연시킨 것은 아닌지, 의료진이 정상적으로 환자를 관찰하고 있었다면 더 일찍 발견해 대응할 수 있었던 사고인지가 이번 사건 수사의 핵심이다.
바로 이 부분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경북경찰청의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
경찰이 지속적 관찰의무를 인정하면서도 그 의무가 실제로 이행됐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면 불송치 결정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경찰 결정서에는 피해자의 천자부위가 이불에 가려진 것과 관련한 주의의무 위반 가능성을 언급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출혈 발견 후 응급처치가 적절했다는 판단과 출혈 전·진행 중 환자를 감시하고 조기에 발견할 의무를 다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유가족은 “발견하고 나서 무엇을 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왜 피가 흐르는 동안 발견하지 못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혈량 150~200’ 객관적으로 측정된 수치인가
경찰은 투석기록지에 수기로 적힌 ‘blood loss ≒150~200’과 119 구급대원 진술 등을 출혈량 판단의 근거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숫자가 실제 측정값인지 의료진의 육안 추정치인지, 누가 언제 작성했는지, 침구와 의복 등에 흡수된 혈액까지 포함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119 기록 역시 구급대원이 독립적으로 측정한 것인지 병원 의료진이 알려준 숫자를 기록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병원 측 설명이 119 기록에 옮겨진 것이라면 두 기록을 서로 독립된 증거로 보기 어렵다.
실제 119구급대에 의해 동국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뒤 긴급 수혈을 받았으며, 이후 급성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수혈을 받은 출혈의 영향은 사고 전후의 혈압·맥박·의식상태와 혈색소·헤마토크릿 수치, 대학병원 이송 후 시행된 수액 및 수혈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경찰은 CCTV도, 투석기 로그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병원 CCTV를 포렌식했지만 사고 당일 인공투석실 치료 장면과 119 출동 장면 등 핵심영상을 확인하지 못했고, 피해자가 사용한 투석기 TS4GCF133의 로그도 분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진에게 과실이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판단할 핵심 전자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CCTV 저장·보존·복구 과정과 투석기 로그의 추가 분석 가능성을 확인하고 다른 의료기록과 관계자 진술을 더욱 철저히 조사했어야 한다.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과 책임이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출혈사고와 뇌경색·사망 연관성 추가 감정 필요
고인은 투석 중 출혈사고가 발생한 당일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입원치료를 계속하다 17일 뒤 사망했다.
출혈이 뇌경색과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출혈에 따른 혈압 및 혈액량 변화가 뇌경색 발생이나 기존 질환 악화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신경과·신장내과·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추가 감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도 출혈량을 150~200mL로 전제했는지, 관찰 공백과 혈액검사·수혈 내역·CT·MRI 영상 등을 모두 제공받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경찰의 ‘증거불충분’은 의료진의 무과실이 적극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이 아니다. 관찰 공백과 출혈 지속시간, 실제 출혈량도 규명하지 못하고 CCTV 핵심영상과 투석기 로그까지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번 불송치 결정은 의혹이 해소된 수사가 아니라 추가 확인이 필요한 미완의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잘못 인정할까 사과조차 못 하나”…사람이 죽었는데 조문조차 없었던 병원
유가족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사고 이후 해당 투석내과가 보여준 태도다.
2025년 11월 24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피해자가 17일간 중환자실을 오가며 사투를 벌이다 숨지고 장례를 치를 때까지, 병원 측에서는 단 한 차례의 전화도, 사과의 말도 없었으며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의료진의 과실과 법적 책임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할 문제다. 그러나 법적인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인간적인 행동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유족은 병원 측의 사고 이후 대응에 대해서도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유족은 “자신들의 병원에서 투석을 받던 환자에게 바늘 이탈과 출혈 사고가 발생했고, 119구급대에 의해 긴급 이송된 환자가 결국 17일 만에 사망했다”며 “그런데도 환자의 상태를 묻는 전화 한 통, 유가족에게 건네는 위로 한마디는커녕 고인의 마지막 길을 찾아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과연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관이 보여야 할 태도인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혹시 사과하거나 장례식장을 찾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해 의도적으로 유가족과 거리를 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워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마저 외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의료과실과 법적 책임은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사람이 죽었는데도 전화 한 통,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법적 책임과는 또 다른 문제다.
사람을 치료하고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관이라면 법적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사람이 사람에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가 있다.
그 인간적인 도리까지 법이 명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자신의 두 발로 해당 의료기관에 걸어 들어와 평소처럼 투석을 받던 환자가 투석 도중 바늘이 이탈해 대량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의식을 잃은 채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렇게 중환자실을 오가며 고통 속에서 사투를 벌이다 사고 발생 17일 만에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내과 병원 원장은 장례식 조문조차 없었다 과연 이것이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관이 보여야 할 모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유가족은 경북경찰청의 불송치 결정에 정식으로 이의를 신청하고, 검찰의 재검토와 함께 사고 당시 의료진의 관찰·감시 의무가 적절하게 이행됐는지, 출혈 발견이 지연된 경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 등에 대한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