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으로 이관… 경주 황성동 내과 투석 중 과다출혈 사망 사건

경주경찰서 → 경북경찰청 이관, 책임 있는 철저한 수사 촉구

 

“기록으로 죽음을 덮을 수는 없다”

 

지난 12월 11일, 경주 황성동 소재 000내과에서 혈액투석 도중 바늘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담당 간호사는 회진을 돌며 자리를 비운 사이 환자는 과다 출혈로 쇼크 상태에 빠졌고, 119에 의해 동국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수혈을 받은 뒤 급성 뇌경색과 폐렴으로 이어져 결국 17일 만에 사망했다.

 

이 사건은 현재 경주경찰서에서 경북경찰청으로 이관돼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환자가 이송돼 사망에 이르렀던 동국대학교병원의 의무기록과 사망진단서 기재의 적정성을 두고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건을 맡은 경북경찰청의 각별한 관심과 책임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의료 분쟁을 넘어 ▲의무기록 작성의 적정성 ▲사망진단의 타당성 ▲의료진의 관리 공백 ▲CCTV 부재 등 다수의 중대한 공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 형식적·소극적 수사로는 진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확인’이 아닌 ‘말’에 의존한 동국대학교병원 의무기록

 

유가족에 따르면 동국대학교병원 의무기록지에는 “환자가 스스로 바늘을 뺐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돼 있다. 이 내용은 최초 119 이송 당시 동행했던 투석 사고 내과 간호사의 설명을 통해 동국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 당시 해당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회진을 돌며 투석실을 비운 상태였다. 


현장을 이탈해 사고 순간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고, 회진 후 돌아와 확인한 것은 이미 바늘이 빠져 출혈 중인 상태뿐이었다는 점을 유가족과의 통화에서 스스로 진술했다.

 

이에 유가족은 환자가 바늘을 직접 뺐는지, 자연 이탈인지, 고정 문제였는지, 투석실을 얼마나 비웠는지, 출혈량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CCTV 영상 확인을 요청했으나 영상이 녹화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확인되지 않은 추정성 내용이 의무기록에 사실처럼 남겨졌다. 


의무기록은 수사와 재판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증거인 만큼, 해당 기재가 어떤 경위와 근거로 작성됐는지에 대해 경찰의 엄정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는 간호사의 추정이 동국대학교병원에 전달됐고, 이는 다시 의무기록에 사실처럼 기재됐다. 이는 추정에 근거한 환자 과실 전제 기록으로, 의무기록의 객관성과 중립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망진단서 ‘병사’ 기재 논란… “사고의 출발점이 지워졌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최종적으로 발급된 동국대학교병원 사망진단서에 사망 원인이 ‘병사’로 기록된 점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25년 11월 25일 투석 중 과다 출혈 사고가 발생했고, 응급 수혈이 시행됐다. 사고 당일 급성 뇌경색 진단을 받아 중환자실 치료를 이어갔으며, 폐렴 합병증이 발생한 끝에 17일 후인 12월 11일 사망했다.

 

투석 중 과다 출혈로 의식을 잃고 이송돼 수혈을 받았고, 사고 당일 급성 뇌경색 진단을 받은 뒤 17일간 치료 끝에 사망에 이른 경과를 볼 때, 사망의 출발점이 사고성 출혈이었다는 점을 배제한 사인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유가족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는 의무기록과 사망진단서의 기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사고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적극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본질은 ‘누가 뺐는가’가 아니라 ‘왜 자리가 비어 있었는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누가 바늘을 뺐는가’가 아니라, 왜 그 순간 의료진이 현장에 없었는가에 있다.

 

혈액투석은 상시 감시가 요구되는 고위험 의료행위임에도 사고 당시 담당 간호사는 회진으로 자리를 비웠고, 사고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CCTV 영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보존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로 인해 바늘 이탈 시점, 출혈 시작 시점, 방치 시간 등 핵심 사실은 의료진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 공백을 수사가 메우지 못한다면, 사건은 영원히 ‘추정’ 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람이 죽었는데 전화 한 통 없었다”… 의료윤리 논란까지

 

유가족은 또 “환자가 사망했음에도 내과 원장은 유가족에게 단 한 통의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며 의료인의 책임 의식과 윤리 문제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형사 책임 이전에, 사망 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과 사과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공분도 커지고 있다.

 

현재 수사는 경북경찰청으로 이관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의무기록의 신빙성, 사망진단의 적정성, 의료기관의 관리 시스템, 증거 보존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경북경찰청의 책임 있는 수사 결과를 지역사회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