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참 쉽다.


예비후보 등록하고 거리에 나가 피켓 하나 들고 서서 손 흔들고 한 번씩 인사하면 된다. 


지나가는 차에 외국인이 타고 있든 관광객이 타고 있든 아무 상관없다. 


사진 몇 장 찍어 그럴듯한 글 몇 줄 적어 SNS에 올리면 사람들은 그 사람이 정치를 하는 줄 안다. 


공천을 받으면 후보가 되고, 못 받으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면 그만이다.


선거 참 쉽다.


하지만 도시를 운영하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옛말에 “아는 게 있어야 면장도 한다”는 말이 있다.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치는 더 그렇다. 정치인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판단하고 순간의 실수를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시장을 나가든 시의원을 나가든 먼저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 


계 모임에서 회장을 맡으면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지, 회사를 차리면 성공시킬 능력이 있는지, 하물며 동네 이장을 맡더라도 내가 사는 동네를 발전시킬 전략과 실행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


나 역시 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전국지 국장이라는 위치와 지역 신문사 대표로 활동하는 언론인으로 현장에서 알 권리와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하며 올해의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주시청과 시의회를 출입한 지도 어느덧 16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주시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시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다.


이런 내가 선거에 나갈 용기가 없어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만약 준비도 되지 않은 내가 재수 좋게 당선된들 이것저것 시험해 가며 행정을 운영하다 보면 그 피해는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시의원도 마찬가지다.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것도 아니다. 


경주시민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할 여유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 자리에 나서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직업처럼 월급을 받으며 배지를 달고 돌아다니는 일은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 양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왕 시의원을 하려면 “역시 잘했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은퇴한 뒤에도 평생 존경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여유도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의원이 되고 싶어 선거에 나갔다가 당선되고, 배지를 떼는 순간 사람들에게 “저 새끼 뭐했노”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살고 싶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이 다르듯이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는 모른다. 


내 이야기의 핵심은 이것이다.


콩인지 팥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곡물 장사를 하면 그 피해는 본인 혼자 망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선거에 나서 재수 좋게 당선된다면 그때부터 그 피해는 시민들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는 능력이 없으면 나오지 말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