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장 여론조사, 민주당 빠진 600명… 그 의미는?



최근 경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한 여론조사를 두고 여러 해석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경주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특정 후보가 225명의 지지를 얻어 현 시장보다 35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 인구는 약 24만 명이며 이 가운데 유권자는 약 21만 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단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225명이 특정 후보를 지지했고 현 시장보다 35명이 더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정 후보가 이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를 두고 여러 가지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본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 RDD 20%, 휴대전화 가상번호 80% 방식으로 진행됐다. 600명 가운데 유선전화 표본은 120명이다.


유선전화는 현재 사회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실제로 집전화 사용자는 대부분 고령층 중심이며 젊은 층은 집전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선전화가 포함된 조사에서는 특정 연령대의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하나 제기되는 문제는 여론조사 기관들의 데이터 축적 논란이다. 정치인들은 명절이나 선거철이 다가오면 인사나 홍보 전화를 유선전화로 대량 발송한다. 


이 과정에서 전화를 끝까지 듣는 사람과 중간에 끊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구분된다.


이러한 반응 데이터가 어떤 형태로든 축적돼 유선전화 조사에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물론 RDD 방식은 무작위로 전화를 돌리는 방식이지만, 여론조사 설계와 질문 방식, 표본 구성 등을 통해 결과를 유리하게 만드는 ‘여론조사 설계 전문가’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ARS 방식 여론조사의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요즘 대부분의 시민들은 보이스피싱이 판치는 상황에서 낯선 전화가 오면 중간에 끊거나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5% 안팎 수준이다. 이는 100명이 전화를 받아도 실제 응답자는 5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결국 조사 결과는 전화를 끝까지 듣고 응답한 소수의 의견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가 된다. 이를 이용해 선거 전략으로 여론조사가 오는 시간대에 맞춰 조직적으로 전화를 받는 방식이 동원된다. 


여론조사 전화가 오는 시간대를 문자나 SNS를 통해 알리고 해당 시간대에 맞춰 전화를 받기위해 대기하는 방식이다. 600명중 단 10명이 전화를 받아 응답해도 전체 표본에서 약 1.67%의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민주당 후보가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여론조사의 기본 구조는 현직 시장을 중심으로 찬성과 반대 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즉 여론조사는“현 시장을 계속 원하느냐, 아니면 교체를 원하느냐”라는 흐름 속에서 지지율이 형성된다. 현직을 지지하는 표가 있고 반대하는 표는 자연스럽게 다른 후보들에게 분산되는 구조다.


경주의 정치 지형 역시 국민의힘 지지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도 분명히 존재한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 계열 후보는 대략 20% 안팎의 지지율을 형성해 왔다. 문제는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600명에게 전화가 갔다면 민주당 지지층도 분명히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가 조사 대상에 없다면 이들은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는 후보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 정치 구조상 현직 시장을 선택하기보다는 다른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즉 민주당 후보가 있었다면 이들 표는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로 따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없기 때문에 이 표가 다른 후보들에게 분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포함됐다면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지금보다 낮아지고 민주당 지지율이 별도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직 시장 대 다른 후보 구도에서 민주당이라는 축이 빠진 조사라는 점이 이번 논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번 여론 조사는 경주시 인구 약 24만 명 가운데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225명이 특정 후보를 지지했고 현 시장 190명 보다 35명을 더 받았다.


그 결과를 두고  “압도적 승리”라며 SNS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승리를 자축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메시지를 만드는 것 역시 정치의 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짚어볼 것은 짚어봐야 한다.


600명 조사에서 225명의 지지, 그리고 35명 차이라는 숫자가 과연 경주시 전체 민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유선전화 구조 문제, 낮은 응답률, 그리고 민주당 후보가 빠진 조사 구조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결과를 단순한 승패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는 중요한 도구다. 그 결과가 시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조사 방식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1,000명 이상의 표본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진다면 ‘35명 차이 승리’라는 논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면 유선전화 표본을 통해 특정 데이터가 축적되어 활용됐다는 의구심도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여론조사 날짜와 시간을 사전에 공표하지 않는 방식이 도입된다면 특정 시간대에 대기하며 전화를 받는 방식의 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민주당을 포함해 모든 후보들을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조사처럼 시장 반대 표를 흡수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제외한 조사였다는 오해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여론조사 비용은 500명기준 한 건당 약 300만 원 내외로 측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론조사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 일종의 ‘꾼들’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면 실제 조사를 하기 전에 의뢰자가 표본을 들고 비공개로 먼저 돌려본다는 것이다.


비공개 결과를 확인한 뒤 설문지 내용을 여론조사 의뢰자에게 유리하게 다시 재편집해 또 한 번 비공개로 돌려본다는 이야기다. 


이후 작업된 표본을 컴퓨터를 통해 가상으로 두어 번 더 돌려본 뒤 본격적인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얼마전 언론을 통해 문제로 지적된 바 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얼마나 실제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단 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5명 차이를 두고 승패를 논하는 것이 과연 경주시 전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