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마~ 때려쳐라 여론조사!

“여론조사 전화폭탄! 전화받기 게임.”
“전화 받는 사람만 민심인가?”
“전화기 대기하다 먼저 받으면 이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풍경이 있다.

거리에서는 후보들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전화기에서는 여론조사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린다.

“도대체 여론조사 전화가 몇 통이나 오는 거냐.”

시장 선거는 물론이고 도지사 선거, 각종 정치 여론조사 전화가 하루에도 수차례 걸려온다.

문제는 이 전화가 한두 통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리는 여론조사 전화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넘어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시민들은 전화가 오면 아예 받지 않거나 바로 끊어버린다.

이런 여론조사가 과연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선거판에서는 여론조사 전화번호를 미리 공유한다.


특정 번호에서 여론조사가 걸려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조직적으로 대기하며 단체 문자를 돌린다.

“이 번호가 오면 꼭 받아 달라.” 이 순간부터 ‘전화받기 게임’이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결과는 뻔하다. 일반 시민들은 여론조사 전화를 대부분 받지 않지만, 번호를 알고 있는 특정 지지층은 그 전화를 기다렸다가 받게 된다.

결국 여론조사는 시민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 특정 지지층의 조직된 응답으로 채워지게 된다.

누가 먼저 전화를 받느냐, 그 전화게임으로 민심이 만들어지고 후보가 정해진다.

후보의 능력과 자질은 상관없다. 오로지 전화받기 게임에서 상대보다 많이 받으면 그것이 민심이고, 그것이 공천이 된다.

여론조사는 원래 선거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통계적 도구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화폭탄 속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은 민심을 읽는 조사라기보다 게임이 되어버렸다.

누가 더 많은 사람에게 번호를 알려주느냐, 누가 더 조직적으로 전화를 받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해진다.


이게 과연 민심인가. 하루에도 수통의 전화폭탄에 정작 시민들은 전화를 피한다.

시민들이 신뢰하지도, 받지도 않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민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민심을 알기 위해 여론조사밖에 방법이 없다면 우선 중립적인 기관에서 의뢰하고 조사 날짜와 번호를 비밀리에 해야 조금이나마 신뢰가 생길 것이다.

또한, 도지사, 시장, 시의원 등의 여론조사 번호를 국번으로 구분해 시민들이 어떤 조사인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하는 방식은 그저 “전화 누가 먼저 받기 게임”일 뿐이다.


민심은 전화번호 몇 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짜 민심은 전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