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장 누가 해도 된다는 착각… 

그 순간 경주는 멈춘다.



 “말로는 나도 할 줄 안다.”

 “능력 없는 도전, 시민이 대가를 치른다.”


시장은 ‘해보고 싶은 자리’가 아니라 ‘해낼 수 있는 자리’다. 


선거철만 되면 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시장이 되고 싶어 출마하는 사람들은 경주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한다. 


시장에 출마한 사람들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눈다면, 내 가족이 잘 살기 위해 시장이 되어야 하는 사람과 시민이 잘 살게 만들어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어 나온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계속 도전하는 사람, 시장 후보라는 타이틀을 만들기 위해 얼굴을 알리려는 사람, 정작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사무실을 열고 현수막을 붙인다. 


시민들은 이름이 알려졌는지, 말을 그럴듯하게 하는지, 얼굴이 익숙한지, 새로운 인물인지에 시선이 쏠린다. 


500명, 600명을 상대로 한 ‘시장 후보 선택 전화받기 게임’이 시작되고 대기한다. 


여론 조사 번호를 문자로 뿌린다. 빨리 받으면 이긴다. 이렇게 이기면, 온 사방에 SNS를 날리면 대단한 것 같은 여론이 형성된다. 


시장이라는 자리는 동네 계모임 회장을 뽑는 자리가 아니고, 동네 이장을 뽑는 선거도 아니다. 


인사를 잘한다고 맡길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시장은 도시 하나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연결돼야 하며, 공무원 조직을 움직여야 하고, 정책을 설계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시장은 ‘도시 경영자’이자 ‘행정 책임자’다. 그래서 시장 후보를 볼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하는 것은 허상이 아니라 자격이다. 


자격은 명함에 쓰인 직함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격은 말보다 경험에서 나오고, 경험은 결국 그 사람이 무엇을 전공했고, 어떤 일을 해왔으며, 어떤 영역에서 검증되었는가로 드러난다. 


물론 전공 하나로 사람의 모든 능력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학문과 전공은 그 사람이 어떤 훈련을 받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기본 자료라는 점이다. 


시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경력이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어떤 조직에서 어떤 책임을 맡았는지, 무슨 성과를 냈는지, 행정과 정치의 구조를 실제로 다뤄본 적이 있는지, 예산과 정책,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몸으로 겪어봤는지. 시장을 선택하기 전, 반드시 이것은 알아야 한다. 


가끔 보면 부르지도 않은 행사에 다니며 사진을 찍어 올리고, 국회의원 사무실 근처를 오가며 마치 큰 정치를 하는 사람처럼 포장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초상집에 부조도 하지 않고 얼굴만 비추며 선거운동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국회 건물을 자주 본다고 정치 실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시청 출입문을 자주 드나든다고 행정 능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유명인이나 정치인과 사진을 찍는다고 친한 것도 아니다. 


초상집에 갔다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 그런 기본도 없다면 가지 않는 것이 맞다. 


간절함을 호소하며, 측은해서 뽑아주는 시장이 경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간절함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경주시민을 위한 간절함인가, 아니면 본인을 위한 간절함인가? 


윤석열의 계엄을 떠올려본다. 윤석열은 국민을 위해 계엄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은 아무렇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다. 


그 계엄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가? 본인을 위한 계엄이었나? 


시장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경주시민이 잘 살게 하기 위해 시장이 되고 싶다는 가식적인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생각나는 대로,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공약을 내뱉고 현 시정의 불편함을 지적한다. 


알고는 있는가? 


본인들이 내뱉고 있는 공약들은 이미 공무원들이 지금도 추진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가?


공무원들이 바보인가? 


어떤 후보자가 말한 신경주역세권 공약 이야기부터 해보면, 신경주 주차요금은 벌써 경주시와 시설관리공단이 요금을 조율한 상태이고 발표할 예정이었다. 


중학교 문제는 민원이 접수된 상태로 교육청과 조율하고 있고, 병원 어린이집은 시장이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다. 


아울러 현 시장은 벌써부터 경주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경주역을 도보나 자전거로 이용할 수 있도록 아파트와 경주역을 잇는 교량을 건설할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행정을 아는 사람과 생각만 하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잠깐 스쳐 지나간 경험과 지금까지 현장을 이해하고 실무를 다뤄온 경험은 전혀 다르다. 


이런 쉬운 일은 국장급이 충분히 논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시장은 중앙정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예산이 어떤 통로로 내려오는지, 공무원 조직이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이것을 알고 통제하여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행정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없다. 자격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당선 이후 잔인하게 드러난다. 


선거 때는 모두 “하겠다”고 말한다. 입으로는 대통령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시장은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해결하는 자리다. 경주는 결국 실력 있는 사람이 끌고 가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선거를 너무 가볍게 본다.


 “누가 해도 비슷하지 않겠나.” “한번 바꿔보자.” 지금 후보들 중 현 시장보다 학벌, 경력, 경험, 능력에서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구체적인 방안 없이 “바꾸겠다”는 말만 하는 정치, 그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시장이 된다면 그 결과는 누가 책임지는가? 


당신은 당신의 사업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경주의 미래는 아무에게 맡기려 하는가? 


잘못된 시장 하나로 예산은 줄고, 사업은 늦어지고, 도시는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이것은 극단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현실이다. 


시장은 인기투표가 아니다. 도시의 미래를 맡기는 자리다. 그래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사람이 무엇을 해봤는가. 이 사람이 검증된 사람인가. 이 사람이 결과를 만들 수 있는가. 


경주는 가벼운 도시가 아니다. 그래서 시장은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경주의 미래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검증된 능력 위에 세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