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장 여론조사 단 0.9%승리그러나 판은 뒤집혔다


경주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두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현역 시장이 겨우 1%도 안 되게 이긴 것 아니냐.”


숫자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다실제로 최근 경상투데이 의뢰로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3월 27일과 28이틀간 경주시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방식으로 진행한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보면주낙영 경주시장이 39.1%, 박병훈 후보가 38.2%로 나타났다두 후보 간 격차는 0.9%포인트다주낙영 시장을 8명이 더 선택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현역이 겨우 이 정도냐는 말도 나올 수 있다오히려 현역 입장에서는 “1%도 크게 못 벌렸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과정과 구조를 보면 지금 결과는 단순한 1% 승리가 아니다오히려 판세가 다시 뒤집히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경주시장 처음 여론조사가 시작됐을 때를 보면후보들 간 아무런 조직도문자도전략도 본격적으로 가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초기 조사에서 현역 주낙영 시장은 박병훈 후보에게 14.5% 앞섰다.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었다. APEC을 유치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주를 세계 속에 다시 자리매김시킨 시장의 행정력과 인지도다시 말해 이미 시민들 머릿속에 형성된 실력의 우위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후 흐름은 달라졌다현역 시장은 곧바로 선거판으로 뛰어들지 않았다이유는 단순했다시정을 챙겨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들이 먼저 선거판에 나와 조직을 만들고선거를 준비하고여론조사를 설계하고각종 메시지를 퍼뜨리는 동안 주 시장은 시민의 삶을 돌보고 있었고시정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 차이는 작지 않았다선거에 먼저 뛰어든 쪽은 여론조사의 구조를 활용할 시간이 있었고늦게 들어온 쪽은 그 구조를 뒤늦게 따라잡아야 했다.


바로 여기서 여론조사의 본질을 봐야 한다.


겉으로 보면 여론조사는 민심을 반영하는 가장 객관적인 수단처럼 보인다하지만 선거 현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여론조사는 단순히 시민들의 생각을 묻는 절차만은 아니다.


의뢰가 들어가고조사기관이 정해지고표본이 설계되고질문 방식이 구성된다유선인지 무선인지어떤 문항이 들어가는지어떻게 묻는지에 따라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응답 구조다.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높지 않다실제로 많은 조사에서 응답률은 5% 안팎에 머문다천 명에게 전화를 걸어도 950명은  받지 않거나 응답하지 않는다.


결국 결과를 만드는 것은 무작위로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그 가운데 실제로 응답한 사람들이다.


여론조사의 비밀은 응답률 5%이다.


문제는 이 응답이 결코 완전히 무작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이하 내용은 여론조사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의 전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설명이며특정 조사나 특정 후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여론조사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이렇게 귀뜸해준다여론조사를 이기는 방법에 대해선거에 먼저 뛰어든 쪽은 여론조사를 이기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언론사를 정하고 접촉하고여론조사를 의뢰할 기관을 정하고조사 내용지와 질문지를 만든다.


바로 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한 번쯤 비공개 여론조사로 돌려본다


이기는지, 지는지를 확인하고혹여 지는 것으로 나오면 설문 내용을 이기는 방식으로 수정한 후 본 여론조사를 시작한다.


보통 처음 이기기 위해 표본은 적게 500명에서 600명 정도로 잡고안심번호(무작위 전화번호)를 부여받고 여론조사가 시작된다.


여론조사가 시작되고 여론조사 기관에서 500명에게 전화를 걸면 응답률 5% 내외로 25명만 전화를 받는다


이렇게 다시 500명에게 전화를 하면 25명만 받는다 ,500명을 채우기위해  이런 식으로 계속 전화를 걸다 보면 후보자들의 조직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속칭 팅겨 나가는 구조, 1명이든 10명이든 분명히 여론조사 전화는 걸려온다.


후보자들의 조직은 여론조사가 오는 날짜를 먼저 알수있어서 기다리다가 조사에 응하면 된다


이렇게 걸려오는 여론조사에 조직적으로 준비된 20명이 전화를 받으면 무려 4%를 이기는 구조가 된다.


이렇게 한 번 이긴 여론조사는 문자와 SNS를  통해 압도적으로 이겼다”, “앞서고 있다”, “대세다” 등으로 시민들에게 문자 메시지가 폭탄같이 발송된다.


시민들은 어떤 내용도 모른 다. 오로지 문자만 보고 SNS만 보고  그냥 이겼는지 알고여론이 바뀌었는지민심이 바뀌었는지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문자 발송 효과다.


반복적인 문자 발송이겼다는 내용고맙다는 내용감사하다는 내용 등이 계속 발송되면계속되는 문자에 짜증이 나더라도 어느새 머리속에는 그 후보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다.


우스갯소리로 문자 한 통 보내주는 이가 없는 시골 연세 드신 분들에게 계속 문자를 보내면 무료하지 않게 읽을 거리가 있어 좋아한다는 말도 있다.


이렇게 대기했다가 전화를 받는 방식그리고 이후 지속적인 문자 발송 전략은 일종의 인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지만일부에서는 이를 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여론조사는 무작위로 시작될 수 있지만응답은 구조와 조직반복 노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결국 선거 초반 여론조사는 먼저 선거에 들어온 쪽먼저 조직을 움직인 쪽먼저 메시지를 퍼뜨린 쪽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중간 여론조사에서 현역이 밀리는 흐름이 나타나지만막판에는 현역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구조가 선거이다.


그렇다면 이번 현역 시장이 0.9%포인트 이긴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 시장은 시정을 돌보다가 3월 17일 늦게 선거에 본격 합류했다이번 여론조사가 단순히 겨우 1% 이겼다로 볼 일은 아니다오히려 어떤 조건에서 그 1%를 만들었느냐다.


현역 시장은 조직적으로 먼저 출발하지 않았다.시정을 챙기느라 늦게 들어왔다불리한 구조 속에서 중간 조사에서는 밀리는 흐름도 겪었다.


그런데 불과 12일 만에 선거 조직을 꾸리고 다시 1위를 탈환했다이건 단순한 박빙 승부가 아니다시정을 하느라 늦게 선거전에 합류했고먼저 움직인 경쟁자들이 만든 구조 속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단순한 숫자의 반등이 아니다실력으로 판을 다시 가져오기 시작했다는 신호다그렇게 보면 지금의 1%는 초라한 1%가 아니다.


오히려 늦게 출발한 현역이 다시 흐름을 되찾아오고 있다는 신호이고그동안 인위적으로 흔들렸던 판이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단 8명의 차이그러나 그 8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판이 뒤집히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